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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장

결국 은아는 마음이 약해져 고개를 끄덕였다. 은아의 말을 듣고 황보와 사람들은 거듭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났다. 곧 공사장 쪽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대량의 원자재가 현장에 도착했고 여러 날 동안 중단 되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재가동이 되었다. 은아는 아직 마음속에 의심이 남아 있긴 했지만 지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 천일그룹. 하현은 회장 의자에 앉아 앞에 있는 두 장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첫 번째 사진은 하경원과 하은수 두 사람의 모습이 꽤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그들은 해변가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하경원의 왼팔은 이미 부러져 있었다. 분명 오늘 일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사진은 다소 흐릿해 보였는데 분명 공항이었다. 거기엔 하현이 전혀 모르는 남자가 있었다. 하현은 두 번째 사진을 한참 쳐다보다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네 말은 이 사진을 아침에 누군가 내 사무실 책상에 올려 놨다는 거야?” “네.” 슬기를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CCTV를 확인해 보라고 했는데 어젯밤 카메라가 마침 고장이 나는 바람에 아무것도 녹화가 되지 않았어요.” 하현이 웃었다. “상대방이 나한테 물건을 보내려고 한 이상 자연히 우리 CCTV를 망가뜨릴 방법이 있었겠지.” “네 생각에 상대방은 어떤 신분일 거 같아?” 슬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상대방이 어떤 신분이든 간에, 그 혹은 그녀는 분명 회장님께 이 세 사람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은수, 하경원, 이 쌍둥이는 확실히 정말 다루기 힘들어.” “내가 어젯밤 하경원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건 하은수가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이야. 만약 내가 하경원을 죽이면 하은수가 무슨 미친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거든.” “어쨌든 지금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아봐.” 슬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하현은 사진을 집어 들고 한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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