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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장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황보를 주시하다가 잠시 후 돌아서서 떠나고는 계속 손을 대지 않았다. 변백범이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황보가 언제 이렇게 말을 잘했지? 하현이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도망가 버리다니? “세자, 저……”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저 사람 풀어 줘.” “왜요? 형수님한테 미운 털 박힌 거 아니에요?” 변백범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이었다. “세자께서는 안심하시고 저에게 맡겨 주세요. 깨끗하게 처리하겠습니다.” 하현이 그를 힐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랑 그렇게 오래 일을 했는데도 머리가 안 돌아가?” “너 눈치 못 챘어? 황보는 그냥 폐물이야. 남원 원자재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무슨 능력이 있겠어? 반드시 뒤에 누군가 있는 거야.” 하현이 말했다. “그게 소씨 집안 아니에요?” 변백범이 말했다. “글쎄.” 하현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소씨, 나씨, 최씨, 구씨 이렇게 4대 일류 집안은 분명 진퇴양난일 거야. 얼마 전 자신의 손에서 손해를 봤으니 하현의 계산에 따르면 이 4대 일류 가문은 쉽게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그 네 가주들 중 누구도 바보는 없으니 기껏해야 자신을 역겹게 만드는 소소한 일 정도는 할 수 있어도 이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현은 지금 황보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은아를 겨냥한 것인지 그것이 궁금했다. 이 점을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그가 며칠 더 활보하고 다니도록 해도 나쁘지 않았다. 맨 마지막에 가서 한번에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그럼 제가 지금 어떻게 하면 될까요?” 변백범이 눈살을 찌푸렸다. “오해했다고 하고 풀어주면 돼.”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30분 후 황보는 도시 외각의 한 길가에 버려졌다. 이때 그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경계하는 표정으로 그늘에 30분 넘게 숨어 있다가 전화를 걸었다. …… 남원 교외, 지하 마당. 이곳은 남원과 임성의 경계에 있는 회색 구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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