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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장

지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은아를 쳐다보며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은아야, 마침 잘 왔어. 자, 내가 너희 가족들을 위해서 드레스를 준비했는데 맞는 지 한번 입어볼래?” 말을 하는 동안 한 하인이 옷걸이를 내밀었다. 은아와 재석, 희정은 무의식적으로 쳐다보았다. 곧 얼굴색이 비할 데 없이 안 좋아졌다. 이 옷들은 확실히 드레스였지만 집사와 하녀가 입는 그런 종류의 옷이었다. 이때 설지연이 뜻밖에도 하인들이 입는 드레스를 설은아 일가에게 꺼내주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은아의 안색이 바뀐 것을 보고 지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은아야, 내가 듣기로 남원에서는 대 가문이 밖에 나갈 때는 전용 하인들을 몇 명 데리고 다닌다고 하더라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의 체면이 구겨진대!” “우리 설씨 집안이 오늘부터 시작해서 반은 일류 가문 문지방에 들어선 셈이잖아.” “그래서 꼼꼼히 좀 살펴야 할게 있어!” “우리 집안 하인들 수준이 너무 낮아서 무대에 오를 수가 없잖아. 그래서 너희 가족들을 귀찮게 할 수밖에 없었어!” 설지연이 말하는 논리는 당연했다. 은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희정은 이미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 “설지연, 우리는 어쨌든 네 손 윗사람이야. 근데 네가 우리를 네 약혼식에서 하인으로 쓰겠다는 거야?” “허, 이게 내 약혼식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 넌 오늘이 지나면 내가 하 세자의 부인이 된다는 걸 알아야 돼. 강남 1인자의 부인이라고!” “앞으로 나는 설씨 집안의 가장 큰 빽이 될 거야. 너네 집은 고사하고 할아버지라고 해도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돼!” 지연의 날뛰는 말에 설씨 어르신은 비록 조금 언짢았지만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앞으로 우리 설씨 집안은 지연이가 말하는 대로 될 거야!” “재석아, 며느리 관리 잘 해라. 빨리 가서 옷 갈아 입혀. 이제 곧 차량들이 마중 올 거야!” 재석은 비록 평소에 패기가 없고 무기력하긴 했지만 오늘 만약 그들 일가가 정말 이 하인들이 입는 드레스를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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