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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장

저녁. 변백범은 하현에게 자진해서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저에게 연락하라고 분부하신 몇몇 사람들에게 다 연락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회장님의 지시를 듣고 이미 제일 먼저 가능한 사람들을 다 준비해 놓았습니다. 거기다 통제권을 모두 저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잘했어. 내 전화 기다려.” 하현이 말했다. 이튿날. 하현은 아침 일찍 설은아와 함께 박재민의 묘에 도착했다. 하현은 소주 한 병을 가지고 와 박재민의 묘 앞에 뿌렸다. “이 사람은……” “박재민, 나 대학 시절 때 제일 친했던 형제야……” 하현은 조금 어두운 기색이었다. 설은아는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하현이 설마 자신이 왕가에 의해서 죽임 당할 거라는 걸 눈치챈 건가? 그래서 지금 친구에게 와서 미리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 건가? 여기까지 생각하자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고 결심을 굳혔다. 기왕 자기도 애당초 그와 함께 설씨 집안을 떠날 때 닭에게 시집가면 닭을 따르고, 개에게 시집가면 개를 따르겠다고 했으니. 그럼 지금은 어쩌면 그저 그와 함께 죽어야 할 수도 있다. 왕가도 분명 그를 잡으려고 손을 써 놨겠지? 어쩌면 그게 오늘 이려나? 설은아는 어렴풋이 미소를 짓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 후, 큰 차 한대가 질주해서 오더니 멈춰 섰고, 뜻밖에도 설재석과 희정이 그 차에서 내렸다. 하현은 약간 의아해했다. 그들이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설마 납득을 한 건가? 나랑 함께 서기로 한 건가? 생각지도 못하게 설재석과 희정은 아무 말도 없이 설은아를 끌고 가 차에 쑤셔 넣었다. 설은아는 놀라며 말했다. “아빠 엄마, 뭐 하는 거예요?” “방금 소식을 들었어! 뜻밖에도 이 폐물이 왕 세자를 도발하는 편지를 보냈대! 오늘 왕 세자와 생사를 가른다고 하더라!” “이 폐물이 자기 분수도 모르고 무모하게 덤벼들어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있으니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너는 그와 함께 죽을 수 없어!” “너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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