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장
왕태민은 설민혁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어찌 너만큼 똑똑하겠어? 남원에 온지 며칠 만에 세력을 이용하는 법을 알다니.”
설민혁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감히 그럴리가요. 이 설민혁은 단지 남원의 수심이 깊은 것을 알기 때문에 기댈 산을 찾은 것뿐이에요.”
“이번 기회에 왕씨 집안의 고지에 오를 수 있다니 민혁이의 영광입니다!”
“오늘부터 왕 도련님께서는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민혁이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왕태민은 웃을 듯 말 듯 했다.
“너는 네 집안도 팔아먹는데 내가 너를 무슨 근거로 믿으란 말이야? 그것도 네 혈육을!”
설민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왕 도련님, 장사꾼이 이윤을 추구하는 건 우리의 본성이잖아요!”
“제가 설씨 집안 사람이라 해도 속해있지는 않아요.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게다가, 일단 성공하면 도련님이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지 않겠어요? 셋째 삼촌 집의 그 두 자매요. 어느 남자가 원하지 않겠어요?”
왕태민은 소파에 기대어 부정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확실히 기억하지. 근데 일단 일이 실패하면 나는 이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거야.”
설민혁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반드시 얻어내겠다는 얼굴이었다.
“가봐!”
……
중형 주택단지 안에는 설씨네 임시 별장 외에 분양 주택들이 더 많이 있었다.
남원의 진정한 대가들은 본래 이런 곳에서는 살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설씨 집안은 남원에 온지 얼마 안됐고 이런 곳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설씨 어르신의 철 왕좌는 오늘 방금 서울에서 옮겨졌다.
이때, 그는 이 철 왕좌를 거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려두었다.
여기에 긴 테이블까지 같이 올려두자 앉았을 때 그는 또 서울에 있었을 때와 같이 자태를 뽐냈다.
안타깝게도 설씨 집안이 남원에 들어오는 그 날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은 이미 바뀌었다.
남원의 수심이 너무 깊어서 설씨 집안이 남원에 섞여서 지내려면 아마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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