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장
설씨네 별장을 나서자 설은아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하현이 빠른 걸음으로 따라붙으며 말했다.
“여보, 억울하지 않아?”
“억울?”
설은아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설씨 집안 사람이야. 이 집안 놈들이 얼마나 꼴불견이고 미물이든지 다 내 가족이야.”
“난 단지 애석할 뿐이야. 왜 잘하고 있는 쇼핑몰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남원으로 가려고 하는 거지?”
“쇼핑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건 우리 설씨 집안이 자립하는데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거든!”
“설씨 집안은, 이 프로젝트에 기대면 서울의 일류 가문에 들어설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욕심을 내는 걸까?”
설은아는 더없이 괴로워했다. 쇼핑몰 프로젝트를 위해 그녀가 지불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눈앞에 있는 이 결말을 그녀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납득할 수 없다고 또 뭐가 달라지나?
그녀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있나?
불가능하다.
“만약에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하현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설씨 집안이 남원에 가는 일은 배후에 어떤 사람이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었다.
눈앞의 이익이 설씨 집안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면 상대방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낼 것이다.
이익을 많이 볼수록 이후 설씨 집안은 갈수록 더 비참해지고 끝 또한 봐줄 수 없을 것이다.
하현은 이 점을 분명히 생각했지만 직접 지적하지는 않았다.
“현재로서는 쇼핑몰 프로젝트를 매각하려고 하지만 이미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설은아는 탄식했다.
“하엔 그룹의 인맥으로도 지금 당장은 어떤 은행도 우리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을 거야.”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쇼핑몰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면서 후에 남원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지고 와서 하엔 그룹에 지분을 제공하는 거야.”
설은아는 지금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남원에 가는 게 맞지만 왕씨 가문은 너무 강해. 우리가 이번엔 명목상으로라도 주도권을 차지하긴 했지만……”
“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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