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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

하민석은 왼손 손바닥을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위에는 운명선, 사업선이 종횡으로 얽혀 있어 마치 바둑판 같았다. 그 위에서 자신의 운명을 보는 듯 하민석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나는 3년 동안 내 문하생으로 맴돌던 당신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당시 그 사람을 도와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속에 무슨 마음이 있는 지는 당신들 스스로가 잘 알 것입니다…” “나 하민석이 당신들을 왜 기다렸는지 당신들 마음 속으로 계산해 보세요. 그가 당신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해도 나는 그것보다 더 많이 당신들에게 줄 수 있어요…” “누군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염두 해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기회를 줄게요. 지금 나한테 말하세요. 나는 따지지 않고 떠나도록 내버려 둘게요…” “하지만 3년 전 그를 어쩔 수 없이 돌아가도록 만든 것은 우리 모두가 한 몫을 했다는 것은 잘 생각해 두세요…” 마지막 말이 심한 천둥과 같이 떨어지자 왔다 갔다 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거의 터질 것 같았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어떤 사람이 “탁탁” 땅에 무릎을 꿇고 울부짖는 소리로 말했다. “저는 둘째 도련님을 위해서 충성을 다하고 절대 딴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 “충성을 다하자! 날이 밝아온다!” 평소에 상업계를 군림하던 거상들이 지금 이 순간은 마치 옛날 사회의 봉건 신하 같았다. 그들의 눈앞에 있는 하민석은 마치 제왕 같았다. 하민석은 살며시 웃었지만 눈빛은 말할 수 없는 참담함으로 그는 서울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너… 아직도 모든 것을 되찾고 싶니? 아쉽지만, 넌 자격이 없어!” …… 옆 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하수진은 연못에서 꽃 구경을 하고 있었다. 푸른 쪽파같이 생긴 손가락 사이로 미끼가 떨어져 연못의 붉은 잉어, 푸른 잉어들이 쉴새 없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미끼는 다 준비가 됐는데, 물고기는 또 몇 사람이나 먹을 수 있을까?” …… 삼일 후. 설씨네 별장. 오늘은 좋은 날이다. 설씨네 집에서는 벌써 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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