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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장

순간 우덕의는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설설 기며 하현 앞으로 굴러와서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감찰관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어서 하늘 높으신 분을 몰라뵈었습니다!” “제발 대인답게 관대하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부디 이 하찮은 놈을 불쌍히 여기시어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말을 하면서 우덕의는 자신의 뺨을 수십 대 후려갈겼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십여 명의 그의 심복들도 황공히 얼른 무릎을 꿇었다. 감찰관의 공적은 다들 어느 정도 들어봐서 잘 알고 있었다. 곧이어 하현의 낡은 가게 앞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원천신 일행은 정신이 혼미해졌고 눈가에는 쉴 새 없이 경련이 일어났다. 그녀들은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 우덕의는 하현에게 혼쭐을 내주겠다며 큰소리를 뻥뻥 쳤었다. 그런데 왜? 왜 갑자기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는 것인가? 이 무슨 장난 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하현은 그냥 대하의 촌뜨기 아니었던가? 설마 그에게 또 다른 신분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우덕의를 무릎 꿇릴 만큼? 원가령은 이 모든 상황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눈앞의 광경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녀는 하현의 가게가 손님은 하나도 없고 파리만 날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싶었다. 하현이 목놓아 눈물을 흘리고 몹시 원통해하며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자신의 행동이 틀렸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보게 될 줄이야! 바윗덩이 같은 무거운 좌절감이 원가령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녀는 어금니를 와그작 깨물었다. 괴로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현, 순풍에 돛 단 듯 사업 번창하길 바랍니다.” “하현, 이 상처치료제는 정말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감찰관, 축하하네.” 원가령이 이를 악물고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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