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1장
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절치부심하며 끈기 있게 행동한다고 하지만 이제 보니 정작 그 부분에서는 일인자는 당신인 것 같은데.”
하현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설 씨 가문 데릴사위로 3년을 지내면서 이미 이런 일엔 아주 익숙하다는 걸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자, 원가령의 얘기는 잠시 접어두자고.”
하현은 카레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며 아주 만족한 듯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와 원가령은 원래 당신 때문에 알게 된 사이잖아.”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한테 붙어서 콩고물이라도 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진실을 알잖아?”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원한을 하나 더 만든 셈이야.”
하현은 껄껄 웃으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었다.
원가령은 마치 사람이 한순간에 바뀐 것처럼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이는 하현이 절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둘의 관계는 이제 친구도 아니어서 완전히 원수 사이가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물론 양호남과 원천신의 부채질이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가치관이 이렇게 맞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양유훤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내 잘못이야.”
“난 원가령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내가 오래전에 남양을 떠나버렸지. 그래서 언제 양호남과 사귀게 되었는지도 몰랐어.”
“말하자면 그녀도 참 불쌍한 여자야.”
“그녀는 사생아였어.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을 꺼려서 원 씨 가문 내에서도 그 둘의 입지는 참 곤란해.”
“원가령을 양호남과 사귀게 한 데에는 아마 원천신의 강력한 요구도 한몫했을 거야.”
“내가 남양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야.”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미 원천신한테 한 말이 있는데 지금은 그 말을 당신한테 해 주고 싶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자유롭게 연애하고 자유롭게 결혼하는 시대야!”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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