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5장
아무 말도 없이 이 장면을 지켜보던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청장님 마음 이해합니다.”
청장은 손바닥을 휘둘러 여세광의 얼굴을 수차례 더 때린 뒤 냉랭하게 말했다.
“어서 하 선생님한테 사과하지 못해?!”
“하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여세광은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굽신거렸다.
“잘못했습니다. 선생님 일은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하현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릎 꿇고 말해.”
“들었어 못 들었어? 무릎 꿇고 말해!”
하현의 말을 듣고 여수혁은 대략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수혁은 이를 악물고 한 발로 여세광을 발로 차며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여 씨 가문이 하마터면 하현에게 폭삭 주저앉을 뻔했는데 감히 이 자식이 하현을 괴롭히다니!
한차례 발길질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여수혁은 몇 번을 더 여세광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여세광은 얼굴이 부어올랐지만 일어서지도 저항하지도 않고 밀려오는 고통을 견뎠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하현은 여수혁의 발길질이 더 이어지면 여세광이 기절할 것 같아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렸다.
“우선은 그만 때려.”
여세광은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일을 다 처리한 후에 때려도 늦지 않아.”
하현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여세광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 말에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간 여세광은 어떤 말대꾸도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바닥에 있는 자료들을 주워 모은 뒤 책상으로 올라가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무덤덤한 눈빛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만약 자신이 남양에서 아무런 뒷배도 없었다면 이런 하찮은 사람들에게까지 무시를 당하며 피를 토했을지도 모른다.
이러니 평소에 일을 보러 온 기업인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을까?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나 남양의 업무 스타일이 어쨌든 그것은 하현과 무관하며 남양 관청을 대신해 이 부조리를 정리하기도 성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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