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3장
”흥! 이제 사람을 부르는 거야? 그것도 여수혁을?”
하현이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부르는 것을 보고 여자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여수혁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여 씨 가문 도련님이야. 페낭 무맹에서도 높은 신분이라고!”
“그런데 당신이 여수혁한테 전화를 할 수 있다고?”
“누굴 바보로 아는 거야?”
“허세를 부리려거든 좀 그럴듯하게 부려야 하지 않겠어?”
“괜히 그런 전화나 하면 뭐가 달라져? 거울 보고 주제 파악이나 좀 해!”
“당신이 뭔데 여수혁한테 전화한다는 거야? 그럴 수준이나 돼?”
여세광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야! 배짱 하나는 끝내주네! 내 앞에서 그런 허세도 부릴 줄 알고!”
“그렇지만 이 사실을 여수혁이 알기라도 한다면 당신은 끝장이야!”
“여수혁의 평소 스타일대로라면 감히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거들먹거리는 사람을 당장 무릎 꿇게 만들고 사과하라고 할 거야!”
하현은 전화를 끊고 여세광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무릎 꿇고 사과할 일은 없을 거니까.”
“그렇지만 당신이 무릎 꿇고 사과할 일은 있을 거야.”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
간드러진 여자의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미소가 가득 번졌다.
“허세를 부리지 않으면 죽겠나 보지?”
여세광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손가락을 뻗어 책상 위를 톡톡 치며 차갑게 말했다.
“좋아. 그럼 기다릴게. 당신한테 30분 주지.”
“만약 당신이 날 무릎 꿇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당신 무릎을 꿇게 해 만들 거야!”
소미담은 일이 이렇게 흘러가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대학을 막 졸업한 여자가 무슨 경험이 있겠는가?
그녀는 원래 하현을 데려오면 일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제야 소미담은 후회가 되었다.
자신이 목숨이라도 걸고 여세광의 말에 따랐다면 일을 잘 마쳤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연애도 해 본 적 없고 남자 손도 잡아 본 적 없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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