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0장
여수혁의 말에 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난 정말 의술도 잘 몰라. 무학의 성지에서 온 것도 아니야.”
“그런데 내가 살인술에 대해선 좀 알지.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면 살릴 수도 있지. 뭐 문제 있어?”
“물론 있지!”
여수혁이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도 무예를 익힌 사람이니 당연히 사람을 죽이면 살릴 수도 있다는 것쯤 알아!”
“하지만 그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 있어. 여러 가지 도리와 사리에 통달한 자만이 할 수 있다는 거지.”
“간단히 말해서 당신은 무학의 천재여야 하고 강호의 경험이 풍부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을 구할 수 있겠어?”
“당신이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능력을 보여줘!”
“보여주지 못할 거라면 어서 여기서 꺼져! 양유훤을 속일 생각도 하지 말고 어르신을 치료할 대책을 논의하는 이 자리를 방해하지도 말고 어서!”
“우리는 곧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어르신을 살려낼 거야. 반드시!”
여수혁은 도발적인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고 그동안 그들이 강구한 치료 방안 자료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훌륭한 우리 남양 사람들이 강구한 완벽한 치료 방안을 당신 같은 찌질한 대하인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어?”
여수혁은 양유훤 앞에서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하현을 밟아 자신을 과시하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이해? 그런 거 필요없어.”
하현은 원래 여수혁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상대가 도발하고 나서니 그도 더는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
“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사람을 구하는 치료 방안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무학의 고수들과 연합하여 어르신의 내면을 다스리는 거겠지!”
“그리고 나서 의학 전문가들이 나서 출혈과 접골 등 일련의 동작들을 짧은 시간에 마치는 거잖아!”
“마지막으로 남양굿을 이용해 어르신의 마지막 생명력을 되살리려는 것일 테고.”
“어때? 내 말이 맞지?”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을 마쳤다.
“뭐? 당신이 어떻게 우리의 치료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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