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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장

하현이 눈에 띄게 조바심을 내는 것을 보고 점장은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네네!” 곧 몇 명의 점원은 조심스럽게 ‘그린드림’을 포장한 후 공손한 얼굴로 하현에게 건넸다. 거기에 좀 예쁘게 생긴 사람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하현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손을 한 번 건드렸다. 그러나 하현은 그녀를 반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다. 몇 분 후 하현은 보석상자를 들고 방금 왔던 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 구본영, 박수진 두 사람이 안수정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안수정은 원래 그 두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 구씨 가면의 체면을 생각해서 참을성을 가지고 그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다. 이 때 하현이 다가와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안수정에게 건네며 웃으며 말했다. “내일 떠나잖아요. 이건 제 작은 성의예요. 다음에도 계속 서울에 방문해주세요.” 안수정은 속으로 기뻤다. 하현이 이때 특별히 선물을 사러 갔다는 것은 그의 마음에 여전히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홍조를 띠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러더니 선물 상자를 열어보려 했다. 하현이 선물해 준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지금 보지 마세요.”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기념으로 드릴 테니 제주로 돌아가서 보세요.” 필경 이 물건의 값은 만만치 않았다. 혹시라도 안수정이 받지 않으려 한다면 번거로울 것이다. 안수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나는 다른 사람한테 선물을 받지 않지만, 받았다는 건 그만큼 내가 마음에 들어 한다는 뜻이에요.” 바로 이때 박수진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안수정. 우리도 보게 한 번 열어봐. 네 하얀 얼굴이 무슨 선물을 줬는지 나도 보고 싶다. 너무 재미있다.” 박수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선물을 샀는데 제주로 돌아가서 보라고? 선물이 너무 값어치가 없어서 비웃음 당할까 봐 그런가? 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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