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장
원래 슬기는 그녀의 벤틀리로 하현을 집으로 데려다 주고 있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차가 꽤 막혔다. 그래서 하현은 트렁크에서 자신의 전기 자전거를 꺼내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전기 자전거가 고장 나는 바람에 하현이 하수구로 떨어졌다. 하현은 지금 몹시 불쌍하고 곤란했다.
하현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그런데 세리가 그를 봐버렸다. 세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말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나타났네. 여기 쓸모없는 인간이 왔습니다! 하현 씨, 화장실 변기에 자빠지기라도 했어요? 냄새나요!”
하현은 세리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큰 비닐봉지를 거실 구석에 놔두고 샤워하러 가려고 했다.
“하현, 감히 집으로 와? 여기가 무슨 호텔인 줄 알아? 네 맘대로 오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순간, 희정은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거실로 나왔을 때 희정의 표정은 불쾌한 티를 냈다.
‘이 쓰잘머리 없는 놈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은아의 중요한 업적이 민혁한테 빼앗겼겠나? 이게 다 이 불운을 가져오는 놈 때문이야!’
유아도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하현을 쏘아보며 말했다. “하현, 어떻게 이렇게 더러울 수 있어요? 왜 들어올 때 신발을 갈아신지 않은 거예요? 여기 공기를 오염시켰잖아요! 계속 여기 있고 싶어요? 그런 게 아니면 그냥 꺼져요!”
하현은 차분하게 그의 장모와 처제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저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났으면, 하현은 이미 지난 3년간 깊은 분노로 가득 찼을 것이다.
그 순간, 하현은 그런 헛소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은아를 향해 걸어갔다. 처음에 하현은 정색하고 있었다. 은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그의 마음은 약해졌다. 하현은 수줍게 말했다. “여보, 당신 회사에 십억 원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세리가 비웃었다. “쓸모없는 남편이 아내를 챙기기 시작했다, 이건가?” 세리는 바로 하현의 말을 끊었다. “당신은 쓰잘머리 없을 뿐만 아니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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