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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5장

갑자기 탈의실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옷을 갈아입던 남궁나연은 재빨리 반응해 구석으로 몸을 피했지만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핏기가 사라졌다. 평소라면 아무 일 없이 잘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제 김일영을 구하느라고 기력을 많이 소진한 터여서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니 어떻게 멀쩡할 수 있겠는가? “남궁나연!” 하현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달려가 차 문을 벌컥 열었다. 차 안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하현은 술에 취해 있는 대머리 운전자를 얼른 끌어내 벽에 밀어붙였다. 대머리 기사가 비명을 지르며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 하현은 이희광에게 손짓을 했고 달려온 이희광은 얼른 차에 올라 차를 후진시켰다. 나머지 아홉 명의 교관들은 허둥지둥 남궁나연을 구석에서 빼내었다. 서둘러 몸을 피했지만 그녀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냥 보기에도 내상이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하현...” 하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남궁나연은 뭔가를 말하려다 울컥하고 피를 토하고 말았다. “말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당신 살릴 테니까!” “당신은 이제 우리 식구야. 그러니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제대로 해결할 거야. 당신 억울하게 만들지 않을 거야!” 그런 다음 하현은 재빨리 손을 뻗어 남궁나연의 몸에 큰 혈을 짚었다. 한편으로는 지혈할 목적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체내에 잠재되어 있는 재생력을 자극해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그는 얼른 고개를 들어 소리쳤다. “구급차! 구급차 불러!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해!” “빨리!” 십여 분 후 구급차가 불빛을 반짝이며 나타났고 아홉 명의 교관은 남궁나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구급차로 옮겼다. 일행들이 다른 곳으로 가자 하현은 그제야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 도로교통 팀장이 나타났다. 그는 재빨리 현장을 훑어본 뒤 여기저기 흔적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단순 교통사고라고 판단했다. 대머리 운전자는 술을 조금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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