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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9장

용천진은 여전히 아주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이미 전체를 장악한 듯했다. 용천진의 말을 들은 여자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얼굴을 가린 채 그의 옆에 섰다. 이때 용천진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하현이 자신의 이마에 겨누고 있는 총부리를 잡아 내리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현을 쏘아보았다. “하현.” “당신은 오늘 여기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고 이렇게 많은 경호원들을 다치게 했어. 내가 거느리는 여자도 두 명이나 때렸고.” “당신의 그 오만방자함,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평소 같았으면 벌써 당신을 죽여 버렸을 거야!” “하지만 오늘은 자선모금 파티라 보시다시피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오셨어.” “일시적인 충동 때문에 손님들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잖아?” 용천진의 말에 사방에서 갈채가 쏟아졌다. 역시 용 씨 가문 젊은 세대의 우두머리다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님들의 안전과 이익까지 고려하다니 정말로 이건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배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제 적개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하현이 손끝 하나 까딱하기라도 하면 어디서든 날아와 그를 죽여 버릴 것 같은 눈빛이었다. 용천진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전체를 장악하는 아우라를 풍겼다. “하현,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패를 부리다니!” “이렇게 다짜고짜 내 체면을 깡그리 밟아 놓으려 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는데?!”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이나 해 줘야 할 거 아니야?” “난 오늘 여기서 모은 기금으로 가난한 여대생들에게 기부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다 망쳐놨어.” “당신이 나한테 설명을 해 줘야 하지 않겠어?” “물론 내가 뭘 잘못했는지 증거를 제시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겠지.” “만약 그렇다면 오늘 밤 당신은 여길 쑥대밭으로 만들어도 돼!” “하지만 만약 내가 잘못했다는 증거를 당신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당신 각오해야 할 거야! 절대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거든!” 용천진의 말은 아주 점잖았고 온화했으며 한 마디 한 마디가 일리가 있는 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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