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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2장

만천구의 진지한 얼굴에는 웃음기 하나 없었고 어느 때보다 엄중함이 서려 있었다. “만약 당신들이 건드린 사람이 나이고 만 씨 가문이었다면 조한철의 얼굴을 봐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고 당신들과 따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오늘 밤 하현을 건드렸고 내가 듣지 말았어야 할 말을 했고 보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보였어요.” “법을 위해서도 공명정대를 위해서도 이 일은 간단히 처리할 수 없습니다!” “방 감독관, 내일은 아마 짐을 싸서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겁니다!” “물론 내가 추궁하는 말에 똑바로 앉아 모든 걸 감당해 낼 수 있다면 내 말을 무시해도 됩니다.” 방 감독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망했다! 그는 스스로 무슨 짓을 했는지 마음속으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기만 하면 죽지는 않더라도 완전히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이런 꼴을 당하느니 차라리 스스로 물러나는 게 낫다. 이런 생각이 들자 방 감독관의 얼굴에는 고통과 분노가 뒤섞인 복잡한 기색이 감돌았다. 그는 지금까지 화내고 싶으면 내고 사람을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제멋대로 행동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감히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함부로 하다가는 감투를 비롯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목숨마저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상황을 파악한 뒤 경홍근은 눈썹을 들었다 놓으며 움찔한 뒤 입을 열었다. “만 선생, 여러분, 당신들 정말 조 세자의 체면도 봐주지 않겠다는 겁니까?” “죽기 살기로 해 보자는 거냐구요?” 그는 말을 마치며 필사적으로 방 감독관에게 눈짓을 했다. 방 감독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뭔가를 깨달은 듯 얼른 나섰다. “만 선생, 조 세자까지 갈 것까지도 없어요. 당신들 우리 방 씨 가문은 생각지도 않는 겁니까?” “난 방 씨 가문 후계자의 심복입니다!” “우리 방 씨 가문의 체면도 봐주지 않고 어떻게 무성에서 일을 할 수 있겠어요? 후환이 두렵지도 않습니까?” “무조건 다 몰살시켜버리겠다니 뒤탈이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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