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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3장

이 광경에 용문 무성 지회 제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절망적인 얼굴이 되었다. 그들은 집법당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영패가 같은 용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도구가 아니라 더욱더 크나큰 시련을 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가음의 모친은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손톱이 살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하현은 영패를 쥐어 들고 심드렁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겨 길을 막고 있던 이 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걷어찼다. 그리고 나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가음의 모친 앞으로 다가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부인, 똑똑히 말해 보세요? 지금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이 누구죠?” 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툭 내뱉었다. 그러나 순간 그의 말 한마디는 이가음의 모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왜 그래?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이가음의 모친은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정말 날 건드리려는 거야?” 영패를 보는 순간 이가음의 모친은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가득 찼지만 절대로 무릎을 꿇을 수는 없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그녀만은 무릎을 꿇을 수 없다! 용문 무성 지회의 지회장 부인으로서 자부심과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 뒤에 아주 큰 후원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 후원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철옹성 같은 것이었다. “당신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했을 뿐만 아니라 내 처제를 다치게 했어요. 그녀의 옷까지 벗기려고 했고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내 처제를 망가뜨리려 한 거죠!” 하현은 겨울바람처럼 싸늘한 눈빛으로 이 씨 가문 경호원의 손에서 총 한 자루를 빼낸 후 안전장치를 풀어 냉랭하게 말했다. “내가 처제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아 줄 거예요. 다른 사람을 마구 망가뜨린 그 손발을 망쳐 놔도 과하지 않죠, 안 그래요?” “당신이 직접 할래요? 아니면 내가 직접 도와드릴까요?” 하현의 말을 들은 이가음의 모친은 눈꺼풀이 화들짝 들썩였고 입술을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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