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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장

안수정은 지금 동의하지도 않고 부인하지도 않고 애매모호한 태도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설씨 어르신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의 기회를 계기로 설씨 집안이 강하게 일어설 줄 알았는데 지금 벌어진 일은 설씨 집안에 치명적인 재난이었다. 설민혁은 설씨 집안 미래의 회장인데 오늘 설민혁은 이미 서울에서 웃음거리가 됐고, 서울에서 공공의 적이 되었다. 만약 설씨네 집안이 정말 그의 손에 넘어간다면 이후에는 누가 설씨와 합작을 할 것인가? 설씨 집안은 쇼핑몰 프로젝트에 의지해 먹고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엔 그룹 역시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 하씨가 자본을 빼면 설씨 집안 역시 감히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이 때, 멀리서 하엔 그룹의 식탁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설씨 할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새 회장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한편, 설씨 어르신의 시선은 멀리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 오늘 이 일은 모두 하현 때문에 생긴 일이니 그 폐물이 책임을 지고 잘 처리해야 한다! 그가 설씨 집안의 사위가 되려면 설씨 집안을 위해서 당연히 헌신해야 한다. 지금 이순간 설씨 어르신의 얼굴빛은 계속해서 변했지만 그는 한 순간도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연회가 끝나갈 무렵, 곧 종업원들이 와서 식기를 치우고 정교한 다기로 바꾸었다. 하지만 그 종업원들이 설민혁을 볼 때 모두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설씨 집안의 테이블은 다기 교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물도 차가웠는데, 이 광경은 설씨 어르신을 화나게 해 거의 심장병이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냥 참아야만 했다. …… 같은 시각, 주최석에 앉은 하현은 설씨 집안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설은아 뿐이었다. 설은아를 만났을 때 반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는 듣지도 묻지도 못했다. 만약 방금 설은아가 설민혁에게 좋은 말 몇 마디를 해주었다면 아마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민혁은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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