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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9장

”김규민이라고?” 하현은 영패에 쓰여진 글씨를 보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김 씨 가문이 내 앞에서 돈자랑을 하는 거야?” “그런데 어쩌지? 나도 돈이 부족하진 않은데.” “돌아가서 김규민에게 전해. 이런 물건으로는 날 움직이지 못한다고.” “돈으로는 날 움직이지 못하지.” 순간 하현은 제육영을 힘껏 걷어찼다. 제육영은 끙끙거리며 비틀거리다가 뒤로 몇 발짝 물러섰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성질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 가문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거야?” “당신 도대체 누구야?” “신분을 밝혀!” 하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난 그냥 데릴사위에 불과해.” “다른 건 내세울 게 없어. 뭐 그냥 의로운 일에 관심이 많다고 할까?!” “개자식! 네가 어떤 사람이든 감히 날 다치게 했으니 절대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제육영은 하현이 데릴사위에 불과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속이 부글부글거렸다. 순간 그는 옆에 있던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야! 다 같이 해치워!” 그의 명령과 함께 패왕파와 김 씨 가문에서 나온 십여 명의 싸움꾼들이 소지한 무기를 꺼내면서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살벌하게 돌진했다. “퍽퍽퍽!” 하현이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진주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동작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고 순식간에 십여 명의 사람들이 날아갔다. 그들은 진주희의 발길질에 뼈가 부러졌고 고통 때문인지 놀랐기 때문인지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얼굴을 찡그리고 땅바닥에서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킬 뿐이었다. 그들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가지고 있던 전투력을 모두 잃었다. “개자식!” 이 광경을 본 제육영은 온몸을 부르르 떨렸고 자신도 모르게 뒤춤에 넣어둔 총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그가 총을 꺼내기도 전에 진주희가 테이블을 탁 치더니 그녀의 옷소매에서 젓가락이 툭 튀어나와 그대로 제육영의 손바닥을 관통해 버렸다. 그의 손바닥에서 피가 분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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