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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장

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주변 시야에 들어오는 은아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작은 한숨을 쉬었다. 만약 방금 내 말을 네가 몇 마디 거들어 주었다면 그들의 태도가 달라졌을까? 내가 뭘 위해 일어났는지 너는 모르겠니? 하현은 마음이 좀 아리송했다. 사실 은아 역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요 며칠간 그녀는 몰래 서연을 몇 차례 찾아갔었다. 국민 첫사랑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는 모든 환자들을 온유하고 원래 알던 사이인 것처럼 대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칼 같다고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하현을 전혀 상대할 수가 없었고 그를 위해 어떤 좋은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연애 중인 여자는 IQ가 제로라고 하지만, 질투하는 여자의 IQ는 마이너스가 된다. 한 가지 원인은 설은아가 3년 동안 이미 하현을 자신의 소유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소유물을 양보할 수 있겠는가? 너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너는 설명하기가 어렵니?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너는 해명하기가 어려운 거니? “은아야, 너는 설씨 집안을 대표해서 안씨 대가를 찾아 뵈라. 명심해. 반드시 겸손한 태도여야 한다. 나는 벌써 선물을 준비해놨어!” 설씨 어르신은 확고했다. 어떤 사람에게도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때 설씨 집안 하인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들어와 설씨 어르신께 절을 하며 말했다. “어르신, 문 밖에 누가 왔습니다. 안씨 집안 사람이라고 하던데요. 들여보낼까요?” 설씨 어르신은 ‘탁’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안씨 집안 사람이라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안씨 집안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설씨 집안에 왔을까? 어렵사리 안씨 집안이 설씨 집안을…… 그러자 설씨 어르신은 격양된 표정으로 말했다. “빨리, 빨리 들어오시라고 해!” 얼마 지나지 않아 양복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초대장 한 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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