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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6장

단발머리에 검은 장미 한 송이를 정교하게 가슴에 새긴 여인이 다가왔다. “누가 곰의 심장과 표범의 쓸개라도 씹어 먹은 거야?” “감히 우리 도끼파의 땅에 와서 행패를 부리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이 말을 들은 조남헌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뜻밖에도 품에서 수류탄을 하나 꺼냈다. 하현은 갑자기 어리둥절했다. 이 녀석이 이런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니! 게다가 이걸 몸에 지니고 다녔단 말인가! 하지만 하현은 앞으로 나가서 수류탄의 침을 뽑으려는 조남헌을 막았다. 그리고 그는 눈앞의 여인을 향해 말했다. “한여침을 나오라고 해!” “1분의 시간을 주겠어!” “1분이 넘도록 아무도 나오지 않으면.” “당신들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할 각오해.” 무덤덤하고 건조한 말투였다. 그러나 그 말에서 풍기는 기분 나쁜 기운에 도끼파들은 화가 치밀어 올라 분노하기 시작했다. “개자식!” “네가 뭔데!” “네가 뭔데 감히 우리 도끼파더러 나오라 마라야!” 선두에 서 있던 청년이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망설임 없이 바로 앞을 향해 돌진했다. 손에는 여지없이 짧은 도끼 자루가 쥐어져 있었고 지금 그 도끼는 하현의 이마를 찍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솨솩!” 청년의 몸놀림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진주희의 손놀림이 더 빨랐다. 하현이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진주희의 오른손이 빛처럼 청년의 몸을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순간 달려들던 도끼파 패거리 고수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졌고 두 다리는 모두 못쓰게 되었다. 도끼파 고위층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동시에 양쪽에서는 날카로운 도끼를 든 패거리들이 죽일 듯이 하현 일행을 노려보고 있었다. 진주희는 냉담한 얼굴로 소매를 휘둘렀고 매서운 기운이 날아왔다. “솨!” 도끼파 고위층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해서 온몸을 움찔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이런 솜씨는 보통 사람들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진주희는 두 명의 고수들을 쓰러뜨린 것이 아니라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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