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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1장

하구천의 안색이 잿빛으로 어두워졌다. 하문성은 살기를 드러낸 얼굴로 텐푸 쥬시로를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하백진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사람처럼 낯빛이 하얘졌다. 하구천이 섬나라 사람들과 이렇게 깊고 깊은 관계를 맺었을 줄은 몰랐다. 하구천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섬나라 사람들의 지원을 얼마나 많이 받았다는 것인가? 하구천을 바라보는 노부인의 시선이 복잡해졌다. 더 이상 그를 지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텐푸 쥬시로의 말이 끝나자 용전 항도 정예들이 쟁반 몇 개를 들고나왔다. 쟁반들 위에는 사진과 계약서, 장부들이 놓여 있었다. 딱 봐도 실질적인 증거들임에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하현이 일부러 이런 것들을 꺼내왔을 이유가 없었다. 하구천의 시선이 쟁반 위의 물건들에 꽂혔고 그의 눈동자가 거침없이 요동쳤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던 그는 결국 굳은 얼굴로 변해 버렸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런 하구천의 모습을 예의주시하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하구천, 해명할 말이라도 있어?” “무슨 해명이 필요하겠어!” 하구천는 아무런 분노도 표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성을 잃지도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냉정을 온몸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차분한 얼굴로 하문준과 노부인을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제가 섬나라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큰일이 있을 때 섬나라 사람들과 협력한 적이 있어요.” “섬나라 사람들로부터 선물도 받았습니다.” “그게 뭐가 문제된다는 겁니까?” “항성과 도성은 원래 국제 대도시였습니다.”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은 대하를 등에 지고 세계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계 각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교류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 대하와 섬나라는 줄곧 친하게 지내 왔습니다.” “제가 섬나라 황실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대하에서 더욱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모두 제 덕분이죠!”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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