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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4장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난 항도 하 씨 가문을 대신해 오랜 스파이 한 명을 처리했어요.” “고맙다고 하면 그만이지 뭘 이렇게 말들이 많아요.” “정말 내가 당신들을 죽이지 못할 줄 알아요?” 하 총관은 한기가 가득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을 언제 외부인이 이렇게 왈가왈부하게 된 거야?” “우리 항도 하 싸 가문에 함부로 끼어든 결과가 어떨지 네놈이 생각이나 해 봤어?” “얼른 무릎이나 꿇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널 상대해 줄 테다! 그때 가서 날 탓하지나 마!” 하 총관은 위협적인 얼굴로 말하며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언제부터 하인들이 감히 항도 하 씨 가문을 대표한다 어쩐다 큰소리를 치게 된 거지?” 위엄 있고 당당한 목소리였다. 순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돌아서서 산길 쪽을 쳐다보았다. 말끔한 당나라 복장을 한 하문준이 뒷짐을 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 그는 곁에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마치 정원을 산책하듯 여유로운 얼굴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나 그의 몸에서 풍기는 항도 하 씨 가문의 위엄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껴졌다.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다가와 차가운 눈빛으로 하 총관과 그의 일행들을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노부인의 체면을 봐서 한 손만 자르는 걸로 하고 그만 꺼져.” “문주 어르신!” 하 총관은 이를 살짝 깨물었다. 분명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노부인을 등에 업고 항도 하 씨 가문을 호령했었다. 그러나 문주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순순히 손 한 쪽을 내어줄 수는 없었다. 하 총관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제가 여기 온 것은 노부인의 뜻이었습니다!” “문주 어르신은 노부인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싶으면 따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손을 자르시려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정녕 노부인과 척을 질 생각이십니까?” 하문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척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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