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5장
”미안합니다만.”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땅바닥에 떨어진 긴 칼 한 자루를 주우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천도 당신 칼이죠?”
“난 무릎이 뻣뻣해서 꿇지 못합니다.”
“그리고 난 스스로를 땅강아지와 개미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저세상으로 모셔다드리면 어떻겠습니까?”
“뭐? 날 데려다준다고?”
천도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내 앞에서 이런 건방진 말을 지껄이는 사람은 몇 년 만에 처음이야. 네놈의 배포는 인정할 만하군.”
“하지만 네놈이 노부인의 명령을 무시한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결말은 당연한 일이지.”
말을 하면서 천도는 허리춤에서 천천히 장도를 뽑아 들었다.
“3분이면 돼.”
“네놈 정도라면 3분 안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네놈을 처리한 후 노부인께 가서 사죄를 드려야겠어.”
“네놈 같은 녀석을 열두 시간이나 더 살려 두었으니 말이야.”
“그건 내 죄야.”
“3분도 너무 길죠.”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미소 속에는 냉랭한 기색이 가득 담겨 있었다.
“1분이면 됩니다.”
“1분 안에 내가 당신을 처리한다면 아침 차를 느긋하게 마실 시간도 있겠군요.”
“이 자식이!”
하현의 말을 들은 순간 천도의 표정이 겨울바람처럼 매서워졌다.
그는 마치 유령처럼 재빠르고 유려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몸을 움직여 하현이 있는 곳으로 돌진해 손에 든 칼을 휘둘렀다.
하현도 천도 못지않은 차가운 기색을 띠며 날아오는 칼날을 세차게 쪼개 버렸다.
두 사람의 기세가 허황된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직접 상대에게 살수를 쓴 것이었다.
“촹!”
칼날이 마주치자 큰 소리가 났고 강한 기류가 폭발하면서 두 사람의 몸은 심하게 요동치며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천도의 발바닥이 땅을 스치며 깊은 도랑 자국을 두 가닥 남겼고 그대로 7~8미터를 미끄러져 겨우 멈춰 섰다.
천도의 희끗희끗한 얼굴에선 약간의 긴장감과 동요가 일었다.
하현은 세 발짝 뒤로 물러섰고 한 발짝 물러설 때마다 깊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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