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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6장

항성, 가든 별장. 하현 일행은 아침 차를 마시기 위해 모여 있었다. 이때 하현은 무심코 태블릿 PC에 눈길을 주며 말했다. “문주 어르신, 뭐 하나 여쭤봐도 될는지요?” “하구천이 머리에 총을 맞은 게 아닐까요?” “항도 하 씨 가문이 이런 사람을 후계자로 뽑으려 하다니.” “장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뉴스에 나온 내용을 보고 하현은 금세 돌아가는 판세를 읽었다. 쓱 보면 알 수 있을 법한 얘기였다. 뉴스가 이렇게 자신을 비난하며 섬나라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린 건 다 하구천의 짓임이 분명했다. 하구천은 이렇게 하면 섬나라 사람들이 하현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하구봉이 일어설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며 심지어 그 자신은 섬나라 사람들에게 큰 인정을 베푼 꼴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고 한 짓임에 틀림없다. 하구천에게는 기쁘고 축하할 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문준도 뉴스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카는 다 좋은데 소심해서 탈이야.” “전체를 보는 배포도 부족하고 심성도 얕아.” “노부인은 내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석에 앉히지도 않는 것이 내 친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지.” “하지만 노부인께서 생각하지 못하시는 게 있어. 배포가 작고 심성이 얕은 사람이 권력을 잡는 것은 항도 하 씨 가문에 하등의 이득도 없어.” “항도 하 씨 가문은 대하 남쪽의 관문에 위치하고 있어서 예로부터 병사들이 반드시 경쟁해야 하는 곳이었지. 이런 곳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충분한 안목과 두둑한 배포가 필요해.” 하문준의 눈에는 실망스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구천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이렇게 경중을 모르고 속임수까지 써서 날뛸 줄은 몰랐다. 겉으로 보기엔 하구천이 이득을 본 것 같지만 항도 하 씨 가문을 순식간에 불의의 상황에 빠뜨린 꼴이 되었다. 간단히 말해 하구천의 펼쳐 놓은 판은 그야말로 너무나 형편없는 대국이었다. 그가 상석에 앉고 말고 따지기 전에 그의 마음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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