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7장
하현의 담담한 얼굴에 아리송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하문천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갑자기 껄껄 웃었다.
“아, 그래. 그렇지!”
“내가 잊고 있었군. 그날 노부인도 자네한테 당했었지!”
“하구천은 노부인한테 말하면 자네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하구천이 너무 자네를 쉽게 생각하는 거잖아?”
“자네가 옆에서 도와준다면 하수진이 자리에 오르는 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야.”
“하구천이 오늘 당장 자네를 항성과 도성에서 내쫓고 싶겠지만 보아하니 헛된 꿈을 꾸는 것 같구만.”
말을 하면서 하문천은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더 따라주며 감탄해하는 눈빛을 잊지 않았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농담도 잘 하십니다. 하구천이 노부인에게까지 도움을 청했으니 그래도 체면은 좀 세워 줘야죠.”
“다만 어떻게 체면을 세워 줘야 할지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허허, 자네한텐 도통 못 당하겠군그래.”
하문천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지난번 만났을 때 자넨 내 얼굴을 때리더니 이번엔 하구천의 얼굴을 때리는구만.”
“자네가 뒤에서 어떤 전략으로 사람들을 움직일지 정말 기대가 되는군.”
하현은 하문천의 말에는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담담하게 하문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르신 한 가지 분명히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전 누구의 뺨을 때릴 의도는 단연코 없었습니다.”
“내 얼굴을 때리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반격했을 뿐입니다.”
“알겠어, 알겠다구!”
하문천은 껄껄 웃으며 재빨리 탁자 밑에서 자료 뭉치를 꺼내 하현 앞에 놓았다.
“아무리 하늘을 나는 천도라 할지라도 하현 자네 앞에선 기도 못 펼 거라는 걸 알지만 말이야.”
“나한테 마침 이런 자료들이 있으니 자네가 틈이 나면 뒤적거려 보게. 조심해서 나쁠 거야 뭐 있겠는가?”
하현은 자료를 받아들지는 않고 가만히 하문천을 곁눈으로 힐끔 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어르신, 천도가 그렇게 무서우십니까? 노부인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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