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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장

하현은 장세미를 잠시 위아래로 훑어보고 난 후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장세미는 몇 년 전 하씨 가문의 하녀였는데 접시를 나르고 화장실 청소하는 일을 맡았던 그런 사람이었다. 당시 하현은 조용했지만 가끔 백운별원을 드나들었었다. 이 여자는 비록 하현의 신분은 모르지만 그가 하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매번 하현을 볼 때마다 거의 무릎을 꿇어야 했다. 몇 년 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그녀가 뜻밖에도 밖에서 BMW 4S 매장의 매니저가 됐을 줄이야? 잘 지낸다고 밖에는 별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응, 장씨구나. 오랜만이야.” 하현이 웃었다. “근데 기왕 매니저가 됐으니 아랫사람들 관리를 잘 해야지. 나는 손님으로 차를 사러 왔는데 못 들어가게 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장세미는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 저는 이 사람들이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뉴스도 안 보는 줄 알아요?” “당신들 하씨 집안은 얼마 전에 이미 파산해서 천일그룹에 흡수됐잖아요.” “하씨 가문의 큰 도련님, 예전에는 전부 명품을 입고 계시더니, 지금은 다 해봐야 2만원도 넘지 않을 거 같네요.” “그러니 차 살 돈도 없는데 우리가 왜 당신을 대접해줘야 하죠? 우리는 1분마다 몇 만원씩 하는 사람들이니 시간이 귀해요!” 하현은 멍해졌다. 상대방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원래 오랜 친분을 생각해서 하현은 따질 생각도 없었다. 이때 그가 차갑게 말했다. “누가 내가 차 살 돈이 없다고 말했어?” “만약 내가 원하면 네 4S 매장을 살 수도 있어.” “풉______” 장세미는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됐어요. 하 도련님, 제 앞에서 허풍 떨지 마세요!” “당신들 하씨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 듣기로 지금 남의 집 데릴사위라던데, 마누라한테 기대서 밥 먹고 지낸다면서요? 좋게 말하면 가정 주부고, 나쁘게 말하면 기둥서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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