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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장

회사 빌딩을 찾는 일은 크다고 큰 게 아니고, 작다고 작은 게 아니었다. 하현도 천일그룹의 인맥을 동원하지 않고 나중에 유소미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소미야, 너 부동산 일 하고 있지? 남원 중심에 놀고 있는 사무실 매물로 나온 거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어?” “어? 이거 찾아서 뭐 하게?” 유소미는 궁금했다. “은아 회사가 요즘 잘 나가잖아. 이 기회에 인원도 확충하고 범위를 넓혀보려고. 사무실 하나 사서 은아한테 쓰라고 하려고.” 하현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전화 맞은편에서 유소미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후회했다. 만약 애초에 하현 앞에서 도도하게 굴지 않았거나 아예 반대로 하현을 좇아 다녔다면 자신도 이렇게 좋은 남편이 있지 않았을까? 한숨을 내쉬며 유소미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비현실적인 생각들을 모두 뿌리친 뒤 말했다. “걱정 마. 친구야.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처리해 줄게.” 전화를 끊은 후 유소미는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스마트 밸리 판매 매니저라는 자리가 그녀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준 것 외에도 많은 인맥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소문 끝에 유소미는 남원타워 인근 오피스텔이 하나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곳은 상업 중심지로 사방에 오피스텔과 고급 쇼핑몰이 즐비해 이 지역에 입주할 수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곳은 하현의 요구에 절대적으로 부합한다고 할 수 있었다. 유소미는 하현에게 전화를 한 후 두 사람은 오후에 함께 쇼핑몰에 가기로 약속했다. 하현은 도착하자마자 주변을 몇 번 둘러본 후 유소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네.” 그러자 유소미는 오피스텔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두 사람은 오피스텔 주인 송대규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송대규는 대략 50세 정도로 배가 불룩 튀어 나왔고, 대머리에 얼굴은 창백하고 딱 봐도 지나치게 술기운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 늙은이는 오히려 전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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