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7장
최희정은 갈기갈기 찢은 수표를 공중에 휙 던졌다.
눈송이가 날리듯 종잇조각이 사방에 흩어졌다.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야멸차게 말했다.
“똑똑히 들어. 김탁우가 주려는 이 돈, 우리가 주지!”
“자네, 이 돈 받고 싶으면 나한테 와!”
“우리 설 씨 집안은 은혜를 알고 그에 보답하는 집안이야. 우리 집안에 은혜를 베푼 사람한테 절대 야박하게 굴지 않아!”
설재석도 냉랭한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 김탁우가 우리 은아를 구해 줬으니 우린 당연히 그 은혜를 갚아야지!”
“자네가 이 돈을 갖고 싶으면 우릴 찾아와!”
“하지만 잘 들어! 그땐 돈이 아니라 목숨을 걸어야 할 거야!”
“자네가 우릴 죽일 능력이 있거든 얼마든지 찾아오게!”
“그럴 능력이 없으면 당장 이 자리에서 꺼져!”
하현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으나 그보다 먼저 김탁우가 다급히 달려들어 비꼬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 씨! 당신 아직도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겠어?”
“잘 들어! 지금 당장 여기서 사라지라고! 어서!”
“안 꺼지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최희정도 가슴을 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어서 내 눈앞에서 사라져!”
하현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설은아가 잠결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것을 보고는 그들의 말에 반박하려던 마음을 접었다.
아무래도 실랑이가 길어지면 분명 설은아의 휴식에 방해가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곧 이시운이 올 것이다.
하현은 이시운이 오면 최희정과 설재석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결국 하현은 병실을 떠났다.
...
3분 후, 하현이 병원 앞에 나와 보니 몇 대의 도요타 랜드로버 차량이 일렬로 서 있는 것이 보였고 그 가운데 짙은 녹색 차량이 웅장하게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엄도훈은 공손한 몸짓으로 차 문을 열며 얼굴 가득 존경의 눈빛을 띠고 있었다.
하현은 차에 올라탔고 엄도훈이 건네준 텀블러를 들고 목을 한 모금 축인 뒤에야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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