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0장
왕인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렇게 젊은 하현이, 게다가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하현이 어떻게 간민효의 명함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왕인걸은 하현이 어딘가에서 명함을 주워서 허세를 부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는 이를 갈며 어딘가로 전화 한 통을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마친 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간민효의 단 한 마디가 그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하현과 간민효는 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
이 말에 왕인걸은 자신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요행과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그는 전화를 끊고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풀썩’ 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넋이 나가는 것 같았다!
모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왕인걸이 언제 누구한테 무릎을 꿇은 적이 있던가?
누가 그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현,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알아보지 못했어. 제발 넓은 아량으로 살 길을 열어줘.”
“제발 부탁이야.”
“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라고!”
말을 하면서 왕인걸은 스스로의 뺨을 몇 번이고 찰싹찰싹 때렸고 머리를 바닥에 조아렸다.
하현이 만족하지 않으면 자신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현, 제발 기회를 줘.”
그는 하현이 만족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자신에게 닥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식당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멍한 눈빛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하현이 허세를 부리는 줄 알았는데 이것이 왕인걸에게 먹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
명함 한 장을 던졌을 뿐인데 어떻게 왕인걸을 무릎 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설은아의 예쁜 얼굴조차 의아한 표정으로 굳어졌다.
하현이 아무렇게나 던진 명함이 왕인걸의 머리를 숙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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