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9장
허민설의 뒤편으로 항성 S4 중 하나인 허지강이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담담한 표정으로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허민설은 화가 나서 미칠 듯이 씩씩거렸지만 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냐구?”
“자, 생각해 봐. 진홍두, 하수진, 공송연 이 사람들도 그놈한테 당했어.”
“당신이 나선 이상 이 정도 당한 건 정상 아니야?”
“분하고 억울하면 혼자 또 찾아가서 건들지 말고 다른 사람을 보내면 되잖아?”
“내가 당신한테 여러 번 말했잖아. 우리 허 씨 집안은 무력으로 사람을 혼내는 가문이 아니라고. 때리고 죽이는 건 홍성 쪽에서나 하는 일이야.”
“우리는 머리를 써야 해.”
“촤랑!”
허민설은 허지강이 들고 있던 커피잔을 툭 건드려 땅바닥에 엎어버렸다.
“내가 안 갈 수 있었겠어?”
“하구천이 이미 나한테 강옥연을 어떻게 처리하라고 암시했고 금옥루는 우리 허 씨 집안 자산인데, 내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섰겠냐구?”
“당신이 나설 거야?”
“감히?!”
허지강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진 커피잔을 바라보았다.
에르메스에서 일억 이상 써야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이었는데 이렇게 깨지다니 그의 마음도 와장창 무너지는 것 같았다.
허지강은 고개를 돌려 허민설을 바라보며 말했다.
“흥분하지 마. 우리가 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사실 우리의 태도는 확실히 보여줬잖아. 우리 허 씨 집안은 언제나 하구천 그의 편에 설 것이라는 걸 하구천에게 확실히 보여준 거라구.”
“그러니 어찌 보면 좋은 투자를 한 셈이지.”
“하구천이 이 일을 알고 우리 허 씨 집안이 쓸모없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우리 허 씨 집안의 충성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거야”
허민설은 차갑게 비꼬며 말했다.
“당신한테는 그게 괜찮겠지!”
“하지만 나한테는?”
“하구천이 날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한다면 날 어떻게 더 높은 자리로 올려 주겠냐고?”
“하수진이 없어져서 이제 나한테도 기회가 오는가 싶었는데!”
“내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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