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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2장

하현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표정은 당당했고 말투는 한껏 상대를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전체를 장악할 것 같던 하수진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그녀는 하현의 오른손을 거칠게 툭 쳐내며 한 걸음 물러섰다. “이봐! 이 사람 손을 끊어버려!” “차칵!” 하수진의 지근거리에 서 있던 십여 명의 제복 입은 남녀가 냉담한 표정으로 총을 열고 동시에 하현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살기가 하현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순간 하현이 피식하고 조그만 웃음소리만 내어도 그들은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길 참인 것 같았다. 하현은 공간을 억누르는 살의를 느끼며 침착한 표정을 핸드폰을 꺼내어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 다음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자신의 오른팔을 가리키며 당당하게 말했다. “자, 발포해. 날 없앨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보자구.” “만약 오늘 당신이 날 없앨 수 없다면 난 당신을 없애버리고 말 거야!” “용전 항도 지부 제 1팀장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용문 대구 지회장의 팔을 끊어낼 수 있는지 잘 봐야겠어.” 하현은 사방에서 조여드는 살의를 당당하게 되받아쳤다. 그는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는 신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신분이 엄청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감히!” 하현을 노려보며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그녀는 잠시 후 손을 흔들어 총구를 거두게 했다. 하현에겐 약간 유감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여기서 감히 하수진이 먼저 선제공격을 한다면 그에게도 큰 싸움을 일으킬 구실이 생기는 셈이었다. 하현의 마음을 읽은 듯 하수진은 냉랭하게 입술을 들썩였다. “오빠, 걱정하지 마.” “언젠가 그 팔은 내가 반드시 없애버릴 테니까.” “내가 당신의 죄명을 정한 후에 기꺼이 보여줄게.” “내 죄명을 정한다고? 증거는? 당신들이 어젯밤에 수십 번 반복해서 물어본 질문들에 근거해서?” 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이런 허무맹랑한 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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