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7장
그곳에는 하현, 설은아와 설유아 세 사람만 남았다.
하현은 곧 마음을 가다듬고 설은아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아야, 결국 내 걱정을 하게 됐네.”
말을 하면서 그는 은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
부부가 여러 날 만나지 못했으니 조금 티격태격할 만도 했다.
설유아는 이 모습을 보고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두 사람의 손을 떼어 놓으며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뭐 하는 거냐고요! 형부는 아직 제대로 해명을 하지도 않고 우리 언니를 건드리려고 하는 거예요!”
“저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말을 하면서 설유아는 서류 한 뭉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하현은 한 번 쳐다보고는 눈꺼풀이 계속 뛰었다.
이 사진들을 누가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속 왕주아는 하현의 가슴에 엎드려 있었다. 차 안이었고 상황은 아주 급박했다.
그러나 제멋대로 편집이 된 상황이라 누구나 하현과 왕주아 사이가 애매모호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하현과 왕주아가 왕가에서 손을 잡는 장면, 무대 뒤에서 연극을 보는 장면들이 포착되었다……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절묘하게 사진이 선택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마치 뒤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아야, 이 사람은 왕주아야. 대구에 있는 내 친구야.”
“네가 본 이 사진들은 누군가가 나를 모함하려고 일부러 찍은 거야.”
“나와 주아 사이는 청화자처럼 아주 깨끗해.”
“그래? 확실해?”
은아의 얼굴에는 맹렬한 기색이 가득 찼다.
“나는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제일 좋아. 그렇지 않으면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해.”
“자, 그럼 너 다시 확인시켜줘 봐.”
말을 하면서 설은아는 보이스펜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주아는 내 여자친구예요. 주아가 결혼을 원치 않으면 아무도 주아를 강요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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