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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방서훈은 더는 참을 수 없어 크게 노하여 소리쳤다. “젊은이, 이 늙은이가 ‘약왕'이라 불리는 사람인데 감히 내가 약리를 모른다고 하는 것이냐? 네가 약리가 무엇인지 알기나 해? 양씨 어르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알기나 하냐고?” 방서훈은 화가 치밀어 머리카락과 수염마저 부들부들 떨렸다. 방서훈이 노한 것을 본 양도형이 즉시 호통쳤다. “이 자식, 당장 나가!” 진태웅은 조용히 말했다. “제 말을 믿지 않으시겠다면 이 방서훈 명의님의 말씀대로 이 약을 드셔보십시오. 하지만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겠지만 이 약을 드신 후의 생사는... 전적으로 운명에 달렸습니다.” 그가 여전히 큰소리치자 방서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양정국에게 단호하게 선언했다. “어르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늙은이가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그는 그 소환단을 양정국에게 먹였다. 약이 배에 들어가자마자 따뜻한 기운이 오장육부로 퍼져나갔고, 양정국은 몸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양지안이 불안한 듯 물었다. “할아버지, 어때요? 괜찮으세요?” “하하하, 역시 명의야. 이 한 알의 약이 내 몸에 퍼지니 정말 원기가 충만해지는구나.” 양정국은 진심으로 기쁨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이전의 허약한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양지안은 할 말을 잃은 채 생각했다. ‘방서훈 명의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진 줄 알았으면 애초에 진태웅을 불러올 필요도 없었을 텐데...' 방서훈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거만한 표정으로 진태웅을 바라보았다. “젊은이, 이제 무슨 말이 더 있겠는가?” 진태웅은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 양정국을 한 번 살펴본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셋!” “응?” 방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당황하며 그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양지안이 참다못해 물었다. “진태웅 씨, 이 ‘셋'이란 말은 할아버지께서 앞으로 3년 더 살 수 있다는 뜻인가요?” 진태웅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단 3번의 호흡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죠.” 이 말이 떨어지자 양도형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분노로 뒤덮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자식은 할아버지를 저주하는 건가!' “좋아, 좋아. 젊은이가 정말 내 성격을 너무 좋게 생각하는 모양이군.” 양도형은 분노에 차 웃음을 터뜨리며 문밖에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을 호출했다. 양지안은 속으로 초조해하며 어떻게 진태웅을 구할 수 있을지 생각에 잠겼다. 진태웅은 여유로운 태도로 다시 말을 이었다. “둘!” “하나!” 진태웅의 말이 끝나자 양정국의 얼굴색이 확 달라지더니 갑자기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그 순간 그는 침대 위로 픽 쓰러지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할아버지!” “어르신!”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양지안을 비롯한 세 사람은 공포에 질렸다. 방서훈은 망설임 없이 양정국의 맥을 짚어 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맥박은 너무나도 약하고 불규칙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를 상태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방서훈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마음은 혼란에 빠졌다. 만약 양정국을 치료하다가 사망하게 된다면 그의 명의 타이틀은 물론이고, 그런 중대한 책임을 질 수 없을 상황이었다. “내가 일찍이 경고했는데 명의님이 자만심에 빠져 내 충고를 듣지 않았어요.” 진태웅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양지안은 얼굴에 핏기가 가시며 간절한 눈빛으로 진태웅을 바라보았다. “진태웅 씨, 제 할아버지를 구할 방법이 있나요?” 그녀는 진태웅의 예측이 정말로 적중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이제 모든 희망을 진태웅에게 걸 수밖에 없었다. 방서훈은 진태웅의 말에 무안을 느끼며 할 수 없이 말했다. “젊으니, 어르신을 구할 방도가 있는가? 전에는 내가 잘못했네. 하지만 어르신이 나라를 위해 피땀 흘리신 공로를 생각해 구해주기 바라네. 이 늙은이가 미리 감사 인사를 올리지.”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는 비로소 이 젊은이가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깨달았다. 진태웅은 대답 대신 정신을 잃은 양정국의 가슴을 강력히 내리쳤다. 그 강력한 한 방에 양정국의 칠규(七竅: 두 눈, 두 귀, 두 콧구멍, 입)에서 피가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진태웅 씨, 대체 무슨 짓이에요!” 양지안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외쳤다. “어르신을 보호해!” 양도형이 호통을 치자 수많은 경호원이 진태웅에게 달려들려 했다. 간발의 차로 양정국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장 모두 손 떼!” 모두가 황급히 돌아보니 원래 혼절한 줄 알았던 양정국이 언제인가 일어나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정신은 전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양정국은 탁한 기운을 토해내며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이 진태웅 씨를 오해했어. 방금 태웅이가 날 때린 그 한 방이 사실은 나를 구한 거야.” 방서훈은 이제야 양정국 얼굴에 묻은 피가 검은색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피에 독이 있었던 거야?” “네, 그걸 이제 알았어요?” 진태웅은 담담하게 설명했다. “방서훈 명의님께서 주신 그 약, 각각의 재료는 무독성이지만 조합하면 극독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지 말라고 당부했던 거죠. 제가 날린 주먹은 독이 심장으로 침투하기 전 독혈을 배출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어르신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죠.” 방서훈의 몸이 굳어졌다. 마치 머리에 번개가 내리친 듯한 깨달음 뒤, 그는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 “역시 젊은 명의님께서 거짓말을 하신 게 아니었군요. 이 늙은이가 약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르신을 죽음으로 몰아낼 뻔했습니다. ‘약왕'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네요.” 다음 순간, 그는 진태웅에게 90도로 깊게 허리를 굽히며 진심으로 경의를 표했다. “능력 있는 자가 스승이라 했습니다. 대사님, 이 늙은이의 예를 받아주십시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양지안과 양도형은 충격에 빠졌다. ‘약왕'으로 불리던 방서훈이 이제 겨우 젊은이인 진태웅에게 그렇게까지 공손하게 예를 갖추다니. 오직 양정국만이 흐뭇해하며 말했다. “태웅이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탁월한 의술을 지니다니 전망이 매우 밝구나.” “할아버지, 과찬이세요. 할아버지의 병은 오랜 고질병이 발작한 것이니 완치하려면 제가 추후 침술을 더 시행해야 합니다.” 진태웅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양정국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너와 지안이가 혼인만 한다면 이 늙은이는 적어도 3년은 더 살 수 있을 거야. 얘야, 내일 아침 일찍 태웅이와 혼인신고 하러 가거라.” 양지안은 마음속으로는 억울했지만 이미 약속한 이상 어쩔 수 없이 복종하는 듯이 대답했다. “알았어요. 할아버지.” 상황을 모르던 양도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버지! 지안이를 이 자식에게 시집보내시겠다는 거예요?” “네가 무슨 이의라도 있느냐?” 양정국의 분위기가 확 변하며 눈빛이 날카로워지자 양도형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30분 후, 양지안이 직접 진태웅을 대문까지 배웅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태웅 씨, 오늘 할아버지를 구해주신 것 정말 감사해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약혼 이야기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 주세요. 우리 모두 새로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이고,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데 억지로 맺어지는 건 현실적이지 못할 것 같아요.” “양지안 씨,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할아버지의 태도를 보셨잖아요...” 진태웅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진태웅 씨가 동의하신다면...” 양지안의 아름다운 눈이 살짝 빛나더니 갑자기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제안했다. “우리 일단 가짜 결혼 증명서만 먼저 받아서 할아버지께 잠시 보여드린 뒤, 나중에 기회를 봐서 설명하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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