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앞으로 친구로 지내자. 카톡 친구 추가해야 연락하기 편하지.”
강가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연수정이 얼른 한마디 덧붙였다.
“그래야 카카오 페이로 송금도 하지 않겠어?”
강가을이 입을 꾹 담은 채 웃더니 친구를 추가했다.
그때 누군가의 송금 문자가 떴다.
강우진이었다.
[송금 보내요. 60만 원을 보냈어요.]
강가을이 반응하기도 전에 2층 계단 입구에서 강우진이 핸드폰을 들고 흥분한 표정으로 강가을을 향해 손을 막 흔들었다.
“누나. 그 소인배 부적 나도 한 장 줘요.”
강가을과 연수정은 동시에 할 말을 잃었다.
“강우진, 누가 위층에서 말하는 거 엿들으래? 당장 안 내려와?”
연수정과 강우진은 오늘 처음 만난 게 아닌 것 같았다. 연수정은 허리춤에 팔짱을 낀 채 위층에 있는 강우진에게 언성을 높였다.
강우진은 여전히 또박또박 말대꾸했다.
“내가 왜요? 내가 왜 내려오라면 내려가야 하는데요?”
강가을이 고개를 들어 이렇게 말했다.
“내려와. 와서 부적 가져가야지.”
강우진의 태도가 순간 변했다.
“네, 누나.”
태도의 전환이 어찌나 빠른지 연수정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연수정은 고개를 돌려 강가을을 바라봤다. 어떻게 짧은 시간 내에 강씨 가문에서 날라리로 소문난 강우진을 고분고분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날 그 파티에서 강우진은 일부러 강가을과 맞서지는 않았지만 사촌 언니를 대하는 태도가 별로 좋지는 않았다.
“어떻게 한 거야?”
강가을은 연수정이 가리키는 사람이 강우진이라는 걸 알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안서우랑 싸웠다고 들었어.”
비록 강우진은 안서우와 절교하겠다고 했지만 강가을은 강우진이 안서우의 손아귀에서 그렇게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서우 이 세글자를 들은 연수정의 표정이 약간 미묘해졌다.
“안서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네가 모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강가을이 연수정을 힐끔 쳐다봤다.
연수정의 입꼬리에 보일락 말락 한 웃음이 걸렸다.
“안서우의 이름은 아침 햇살이라는 뜻을 가진 희자를 써서 서희였어. 근데 강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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