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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장

“빙의에 대해선 알고 있죠?” 강가을의 말에 하지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을 씨 말씀은...” “산 자가 수명을 원하고 운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면 죽은 이들이 원하는 건 뭘까요? 바로 산 자의 몸이에요. 이건 죽은 자의 영혼을 산 자의 몸에 빙의시키려는 겁니다.” 강가을의 말에 자리에 있는 모두 등골이 오싹해졌고 당사자인 원지희는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냥 외모만 훔쳐가는 거라면서! 여기서 빙의가 왜 나와!’ 모두의 의아함을 눈치챈 듯 강가을은 말을 이어갔다. “이런 술법은 보통 망자가 생전에 쓰던 물건에 유골 가루를 넣어 진행하죠. 영혼이 천천히 깃들게 만드는 겁니다. 처음엔 산 사람의 외모를 빼앗는 것부터 시작하죠. 전에 말씀드렸 듯이 얼굴에는 한 인간의 과거, 미래, 인연 등이 담겨있습니다. 관상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루트 중 하나인 셈이죠. 망자가 바로 산 사람의 몸을 차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천천히 산 자의 용모부터 잠식하기 시작하는 거죠. 그러면 사람들이 산 사람을 보는 시선, 평가 등이 달라지겠죠? 그 다음에는 습관, 말투, 취미 등까지 바꿔나가죠. 그렇게 얼굴도 마음도 전부 다른 사람이 된다면 진정한 빙의 성공으로 보는 거죠.” 모두들 숨을 죽인 채 강가을의 말을 듣고 있는 와중, 채팅창의 댓글을 쉴새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되게 무섭다. 이렇게 끔찍한 술법도 있었어? 이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훔쳐가는 거잖아.] [강가을... 진짜 아는 게 많은 사람이구나. 대충 지어낸 것처럼은 안 보여.] [이렇게 지어낼 수 있으면 그냥 작가로 데뷔해야지.] [빙의 장르 소설에서 본 것 같기도 해. 소설에 빙의한 주인공은 보통 시스템이 부여한 보상을 통해 조금씩 용모, 능력치를 바꿔나가지. 그게 더 이상 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결국 빙의자가 소설 속 캐릭터든 뭐든 그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차지하게 되어버리잖아.] [갑자기 누가 생각나는데? 여배우인데 어느 순간부터 얼굴이 조금씩 달라지더라고. 처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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