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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장

이쯤 되자 한기현은 가을이 왜 가족들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한기현은 본인도 친아들인데 백수영이 한여름과 그를 대하는 차이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으니 강가을은 무려 18년 동안 그러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한기현은 예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신경 쓰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무슨 조언을 하려는 거야?” 한기현은 강가을의 호칭에 연연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옆에 있던 김송희와 몇몇 사람들도 호기심을 보였다. 한기현의 말에 따르면 그 여자 귀신은 매번 그의 꿈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그의 침대 끝에 누워 있었으며 날이 갈수록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 여자 귀신의 행동을 보면 한기현을 마음에 들어 한 것으로 보였다. 강가을이 하려는 조언이 혹시 한기현에게 여자 귀신과 가짜 결혼이라도 하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김송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녀는 심지어 그 장면을 상상하기까지 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한기현을 바라보는 눈빛에 동정이 묻어나왔다. 강가을은 옆에 있는 다른 출연진들의 표정에는 신경 쓰지 않고 한기현을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그의 뒤에 있는 한씨 가문의 거실을 응시하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법은 간단해요. 이 집을 내주면 돼요.” 강가을도 한기현을 괴롭히는 그 여자 귀신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강가을이 한씨 가문에 머물고 있을 때 그 여자 귀신과 또 다른 한 귀신은 매우 얌전하게 있었고 한 번 내쫓긴 후에도 다시 돌아와 조용히 벽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 귀신들은 사람의 목숨을 해치지 않았기 때문에 강가을도 그들을 강제로 없앨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그 귀신들이 한씨 가문의 한 구석에 머물도록 놔뒀다. 하지만 강가을이 한씨 가문을 떠난 후 그 귀신들이 다시 들쑥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강가을이 간결하게 말을 마치자 한기현은 물론 다른 출연진들도 멍해졌다. “집을... 내주라고?” 한기현은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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