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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장

“그런데 가을 씨는 부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부적을 꺼내 살펴보는데 강가을만 가만히 있는 걸 발견한 김송희가 물었다. “다들 똑같은 거니까 저도 호신 부적이겠죠 뭐.” “에이. 혹시나 다른 게 들어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강가을의 무덤덤한 대답에도 김송희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글쎄요. PD님이 저한테만 특별한 걸 주실 리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강가을은 별 관심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의 해명에 김송희는 설득 된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박재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강가을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하지석의 표정을 보아하니 보통 대단한 사람이 쓴 부적이 아닌 것 같은데... 보통 사람이라면 궁금해서라도 꺼내 보기 마련일 텐데 저렇게까지 덤덤할 수 있나? 마치... 처음부터 안에 든 게 무엇인지 알고 있던 사람처럼...아니면 안에 든 게 뭐든 상관없다는 건가?’ 박재서는 생각을 이어갔다. ‘만약 전자라면 스태프들과 특별한 사이일 수 있고... 후자라면 힌트나 찬스 따위 필요 없을 정도로 실력자라는 건데... 강가을은 어느 쪽일까?’ “이런 물건들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것 같네요? 관상도 좀 보는 것 같던데 그럼 부적도 쓸 수 있는 거예요?” 박재서는 최대한 가벼운 목소리로 떠보았다. 이에 그를 힐끗 바라보던 강가을이 대답했다. “이래 뵈도 제가 불교 대학원 학생이잖아요. 익숙한 게 당연한 거죠. 관상은 조금 볼 줄 압니다. 부적도... 흉내는 낼 줄 알고요.” 강가을이 멋쩍은 얼굴로 코를 만지작거렸다. 방금 전 하지석이 하는 말을 이미 듣긴 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바로 약생대사요라고 밝히기엔 왠지 쑥스러워 강가을은 굳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애초에 약생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부적을 팔기 위해서였다. 부적 쓰는 법을 배운 뒤로 매일 연습용으로 부적 1-200장은 쉽게 써 내려가던 그녀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그저 버리는 것이 왠지 아까워 퀄리티가 괜찮은 영부는 인터넷에 업로드해 조금씩 팔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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