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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장

“지금 날 탓하는 거니? 그 계집애는 우리가 운명을 바꾸려는 걸 처음부터 알았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하다가 이제야 본모습을 드러낸 거야. 여우 같은 X. 풍수나 도술을 배우는 게 우릴 상대하려는 걸 아직도 모르겠어? 걔가 진심으로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거니?” 그 말을 들은 한여름은 옆에서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 “엄마, 그만해요. 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집안을 망친 거예요. 엉엉...” 이를 본 백수영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타일렀다. 한기현은 여자 귀신에게 얽매인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기에 차분하게 여동생을 달래줄 여유가 없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 한기현의 이런 태도를 본 한여름은 더 서럽게 울부짖었다. ... 두 개의 옥패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인 한씨 가문과 달리 강가을은 자신의 방을 꾸미고 있었다. 한참을 정리하고 나서야 방안을 어슬렁거리는 아기 영혼이 생각났다. 고민 끝에 아기 영혼을 데리고 김여름을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차가 스카이 별장을 빠져나오려는 순간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에게 한바탕 혼쭐났던 배원우였다. 배원우는 한여름과 헤어지는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며칠 동안 병원에 누워있다가 퇴원했지만 팔은 여전히 깁스하고 있었다. 부상을 입은 채로 앞을 가로막는 배원우은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다. “여름아, 나 할 말 있어.” 운전기사는 배원우의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아가씨...”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던 길 가시죠.” 강가을은 더 이상 배원우와 할 얘기가 없었기에 굳이 차에서 내려 쓸데없는 대화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강가을의 태도를 본 운전기사는 싸늘한 표정으로 옆에 있던 별장 경호원에게 배원우를 끌어내라고 손짓했다. 그 후 다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배원우는 경호원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쳤지만, 스카이 별장의 경호원이 순순히 그를 놓아줄 약골일 리가 없었다. 차가 떠나갈 무렵 간절함이 밀려온 배원우는 배씨 가문의 도련님 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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