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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장

“흉하다. 너무 흉해.” 도사는 오늘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정기가 맺힌 피를 많이 흘렸으니 이걸 회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걸릴지 짐작할 수도 없었다. 다시 방안의 기운을 느껴보니 문제를 일으킨 악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 악령이 자신의 피를 보고 도망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도사는 여전히 마음이 불편했다. 도사는 부랴부랴 방으로 달려오는 한성태를 바라봤고 이내 그의 시선은 한성태의 목에 걸린 옥패에 사로잡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별안간 분노를 내뿜었다. “기현 씨, 진심으로 절 이곳에 초대한 줄 알았는데 이럴 거면 아예 부르지 말았어야죠.” 이제 막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기현은 도사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도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죠?” 도사는 한성태의 목에 걸려있는 옥패를 가리켰다. “호신 법기를 만들 수 있는 도사를 알고 계시면서 굳이 왜 절 찾아온 거죠? 제가 없어도 이 호신 옥패만 있으면 모든 악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한기현과 한성태는 도사의 말을 듣고선 어리둥절해졌고 곧이어 일제히 한성태의 목에 걸린 옥패를 바라봤다. 이건 강가을이 강씨 가문에게 선물한 옥패다. 비록 강가을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그들은 강가을이 돌아간 이후에 다시 옥패를 찾아 몸에 지녔고 신기하게 재수 없는 일이 훨씬 줄어들었다. 한기현은 특별히 한여름의 사주를 바꿔준 도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역시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만약 그 도사가 해외에 있지 않다면 굳이 다른 도사에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도사의 능력이 강가을이 만든 옥패와 비교할 수조차 없는 정도라니. ‘강가을...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던 거야?’ “도사님, 그 말은 제가 이 옥패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처럼 여자 귀신이 절 찾아오지 못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한기현의 표정은 순식간에 진지해졌다. 그는 방금 경험한 일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제가 이 옥패를 본 바로는 그렇습니다.” 방금 화를 낸 건 한기현에게 당했다고 생각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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