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이 말을 뒤로 검은 모자를 쓴 남자는 자리를 떠났다.
집사가 뒤쫓아가며 여러 번 불렀지만 그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렇게 간다고? 나도 퀵 보낼 거 있는데.”
집사가 이렇게 중얼거리더니 강가을에게 물었다.
“근데 아가씨가 부른 퀵은 어느 퀵이에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강가을은 아직 손에 든 상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설명할 기분이 없어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네, 못 들어본 게 맞아요.”
강가을은 이렇게 말하더니 상자를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박스를 내려놓자마자 강가을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으며 환불을 요구했다.
1억 6,000만 원을 들여 원념을 제거해달라고 했는데 원래 모습 그대로 돌아온 것이다.
강가을은 지금 진퇴양난이었다.
원령의 원념을 제거할 수 없다면 그냥 원령 자체를 없애버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에 분명 김여름, 그리고 신여옥과 약속한 게 있었다. 최후의 수단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원념을 제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원령에 깃든 이상한 원념을 어떻게 제거할지 머리가 아팠다.
강가을은 사색에 잠겼다. 그러다 지니고 다니던 부적을 전부 꺼내 그 속에서 방법을 찾으려 했다.
너무 골똘히 보고 있었던지라 이쁨이 언제 가까이 다가왔는지도 몰랐다.
이쁨이 가볍게 테이블로 뛰어오르더니 털이 뽀송뽀송한 발로 박스를 계속 톡톡 건드렸다.
강가을이 발견했을 때 이쁨은 이미 그 상자를 테이블 모서리까지 밀어냈다. 이에 화들짝 놀란 강가을이 눈을 치켜떴다.
“한이쁨!”
강가을이 호통쳤지만 이쁨은 이미 앞발로 그 상자를 밀어낸 뒤였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박스가 러그 위로 떨어졌다.
“한이쁨. 네가 고양이라도 돼?”
언제 배웠는지 고양이처럼 물건을 쓰러트리고 다녔다.
강가을은 개구쟁이 한이쁨을 혼내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먼저 바닥에 떨어진 상자를 먼저 주웠다.
다행히 박스는 특별히 봉인한 거라 그렇게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박스를 살피는데 갑자기 박스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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