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허유정과 김정호는 진서월 남매에게 장난감을 도원준에게 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를 희생하며 남의 아이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건 현명하지 못한 짓이었다.
잘못은 도원준에게 있었고 잘못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게 해야 했다. 아이가 운다고 원하는 걸 다 들어주면 아이는 학습이 되어 다음에 같은 상황이 와도 울기만 하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훈육은 어렸을 때부터 해야 하는 법이다.
허유정은 도재훈 가족의 교육방식이 진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소에 엄마인 허유나조차 아들의 훈육에 간섭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도원준은 점점 이기적이고 거친 아이로 자랐다.
반면 도재훈 일가가 무시하는 공사장 일꾼 김정호는 입양한 아이들임에도 아이들의 교육을 무척이나 잘 시켰다.
“시댁 어른들과 시누이가 애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면서 키워서 그래. 애가 울기만 하면 뭐나 다 들어줬거든.”
허유나도 이런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아직 어릴 때 바로잡지 않으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관리가 힘들어질 것이다.
허유나는 아들이 울고 난리를 쳐도 이번에는 마음이 약해지지 않기로 하고 시선을 돌렸다.
도원준은 굉장히 오랜 시간을 울고 바닥을 뒹굴었다. 하지만 아무도 다가와서 일으켜 주지도, 달래주지도 않고 그 누구도 동생 남매의 장난감을 가져다가 자신에게 주지를 않자 잔뜩 풀이 죽어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훌쩍이며 엄마에게 다가가서 어쩔 바를 몰라하는 표정으로 엄마를 불렀다.
“엄마.”
“네 잘못을 알겠어?”
아들이 울 때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 다가가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허유정이 잡아주어서 참을 수 있었다.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다가오자 허유나는 아이를 품에 잠깐 안았다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동생들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해.”
도원준은 한 번도 누구에게 사과를 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는 쑥스러움에 잔뜩 상기된 얼굴로 어렵게 진서월, 진서윤 남매에게 다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월아, 서윤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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