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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도재훈 모친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들은 사돈의 재력에 감탄할 때가 많았다. 딸이 결혼하면 혼수로 집을 해준다고 해도 보통은 한 채 해주면 잘해준다고 하는데 허유나는 시집올 때 건물 한 채를 선물로 받았다. 게다가 시내 번화가에 있는 건물이라 시세도 수도권에 비해 전혀 싸지 않았다. “주말에 오빠네 부부가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자. 네 새언니 기분 나빠서 집 나간 거잖아. 이틀만 시간을 주면 오빠가 잘 알아서 요리할 거야. 너도 새언니한테 문자 보내서 점수 좀 따. 그래야 새언니도 생각을 바꾸지.” 도세정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의 예쁨만 받고 자랐기에 허유나도 평소에는 그녀의 눈치를 심하게 보는 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역으로 새언니에게 점수를 따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혼집을 위해서 도세정은 군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유나는 시어머니랑 시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차에 오르자마자 허유정에게 힘든 얘기를 털어놓았다. 집에 도착할 때쯤에야 그녀는 표정을 수습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하고 얼마되지도 않아서 도재훈도 마당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있는 자리에서 허유나는 이 일을 부모님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던 부모님인데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가 힘든 상황에 놓이니 친정에 와서 마음 놓고 울고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었다. 한미숙은 두 딸이 사위와 함께 집을 방문하자 방갑게 맞이해 주었다. “아빠, 엄마, 일단 저녁 준비는 미뤄두고 앉아봐. 내가 형부한테 확인할 일이 좀 있어. 아빠랑 엄마는 듣고만 있어.” “유정아.” 허유나는 다급히 동생을 불렀다.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까? 눈치를 보고 있던 도재훈이 다급히 말했다. “처제, 무슨 일 있으면 일단 저녁부터 먹고 얘기하자.” 허유정은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식사 전에 할 얘기라서 그래요, 형부. 도세정이 누구 딸이죠? 걔가 언니랑 무슨 혈연관계라도 있어요? 도세정이 결혼하는데 남자 측에서 신혼집 살 능력이 없다고 왜 언니한테 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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