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눈물이 눈가에 맺히기 시작하더니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차가운 내 손을 잡으며 말을 내뱉었다. “상미야, 이제 그만해. 5년 동안이나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오면서 수도 없이 이혼할 지경에 이르렀어도 결국은 화해했었잖아. 난 너하고 이혼 못 해. 절대.”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 “그래. 그럼 진교은 떠나. 평생 다시는 만나지 마.” 육하준은 표정이 굳어졌다. 나는 대놓고 그를 빈정거렸다. “못 하겠어? 그럴 거면서 뭘 그리 애틋한 척 연기하고 있어?” “육하준! 역겨워.” 육하준은 나한테 욕을 듣고 나자 이상하게도 표정이 평온해졌다. “상미야, 진교은은 어릴 때부터 나하고 죽마고우였어. 완전히 연을 끊는다는 건 말이 안 돼. 친구 사이로도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돼 있어.”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그래서 공개적으로 썸을 타는 거야. 그렇게 좋아하는 핑크 다이아몬드 사주고 매번 나한테 누명을 씌우며 상처 주게끔하고 이제는 아주 대놓고 축하 연회를 주최하더라. 개인 연주회도 네가 투자한 거 아니야?” 육하준은 내 질책으로 인해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는 애써 설명하려 했다. “상미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나는 재차 거칠게 그의 손을 뿌리치고 싸늘하게 물었다. “진교은하고 잔 적 없다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어?” 육하준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리고 이내 입을 뻥끗거리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가슴이 움찔거리고 있었고 구역질이 났다. 그렇다! 인정을 한 것이다! 진교은하고 무슨 일이 벌어졌으니 여태껏 연락을 해온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죄책감으로 인해 진교은한테 끌리고 다니는 거고 또 한 편으로는 나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다. 기억을 상실하기 전의 내가 뭘 발견한 건가? 아니면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니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던 건가? 그래서 자꾸 사고 치고 난리를 피우며 마음속 불만을 분출했던 거 아닐까? 끔찍이 사랑하니까 육하준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거고 또 애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