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양윤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내 손에 들려있는 한정판 목걸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지금쯤 속에 열불이 들끓고 있는 중일 것이다. 내가 고른 이 세 가지 목걸이는 시중에서도 구하기 힘든 목걸이라 양윤설은 내가 건넨 가격을 받아들여야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다. 안 그러면 내일에 다시 찾아왔을 때는 이러한 가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곧이어 견적사는 나한테 총가격을 제시했다. 9천60만이다. 나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인 뒤 신속하게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화가 나 있는 양윤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4백만 목걸이와 7백만 목걸이를 구매했다. 그녀가 꽃무늬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자리를 떠난 뒤에야 나하고 도소희는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뜨렸다. 도소희가 입을 열었다. “너 진짜 나빴어! 양윤설이 이 물건을 꼭 살 거라고 어떻게 확신한 거야?” 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거야 내 함정에 빠졌으니까! 처음에는 그냥 날 모욕이나 주면서 덤으로 이득 보려고 했을 텐데 옆에 있는 남자는 전혀 생각이 달랐던 거지.” “그 여자 남친은 분명 작은 돈으로 환심이나 사려는 계획이었을 거야. 양윤설도 그 사람 돈을 쓰며 부자 행세를 해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물건을 손에 넣어야만 되거든. 아무튼 제대로 화 풀었어.” 도소희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진짜 웃으면서 2백이나 벌었어. 안 그러면 회수 가격으로는 적어도 한 개당 백만 원은 날아갔을 거야.” 나는 잔액 액수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양윤설한테 분풀이도 했겠다 당분간은 조용히 지낼 것이다. 그렇게 반복해서 카드 잔고를 살피고 있던 도중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오자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끊어버렸다. 그 번호는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왔고 이내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유상미 씨, 안녕하세요. 저는 유상미 씨하고 예약을 잡은 디자이너예요.” 곧이어 그 전화를 받고 나자 산뜻하고도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상미 씨 되시죠? 저는 유상미 씨 개인 디자이너예요. 혹시 시간 내서 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