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목구빈은 내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표정이 차가워졌다. 나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떻게 할머니 유품 챙기는 걸 잊어버린 건지 이해가 안 돼! 그걸 어떻게 까먹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나는 내 머리를 가격하려고 했다. 목구빈은 내 손을 잡아주었다. “기억 상실했잖아. 우리 상미는 열여덟 살 전의 일만 기억하고 있는 거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껴 울었다. “그래도 그걸 까먹으면 안 됐어.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왜 육하준한테 보관한 건지 내 자신이 용서가 안 돼.” 그는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답해주었다. “상미야, 속상해하지 마. 깨진 팔찌도 사진도 다 복구할 수 있어.” 나는 눈빛을 반짝거렸다. “정말이야?” 목구빈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 나는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다. “고마워. 오빠, 고마워.” 목구빈이 하인이 건넨 따뜻한 물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따뜻한 기온이 느껴지자 마음이 한결 평온해졌다. 나는 나지막이 감사 인사를 건넸다. 목구빈은 갑자기 내 이마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마는 왜 이래?” 나는 시선을 회피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절 몇 번 한 거야.” 목구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하인더러 얼음주머니를 가져오라고 했다. “얼음찜질하고 나면 좀 괜찮아질 거야. 멍들면 안 되잖아.” 그는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 “왜 자꾸 다쳐서 사람 걱정시켜?”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하늘에 가득한 별처럼 끝없이 그윽해 보였다. 나는 가슴이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었고 이상한 느낌이 온몸에 퍼졌다. 목구빈은 내 손수건에 담긴 물건들을 받아들었다. “이건 나한테 줘. 내가 사람 시켜서 복원해 줄게.” 나는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목구빈은 나를 힐끔거렸다. “못 믿겠어?”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못 믿는 게 아니라... 미련이 남아서...” 목구빈은 미소를 지었다. “나한테 주는 게 미련이 남아?” 왠지 모르게 얼굴이 또 붉어져 버렸다. 나는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