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몸의 기억은 열여덟 살에 멈춰버렸으니 그때의 기억으로는 오빠가 아버지의 그룹을 막 인수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전에는 줄곧 나하고 놀아주던 오빠가 시간이 점점 없어져 만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나는 목구빈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오빠 언제 돌아온다고 했어요?” 목구빈은 눈빛이 착잡해졌다. “빨리 만나고 싶은 거야?” 나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목구빈은 잠시 나를 쳐다보다 시선을 돌렸다. “한 달 정도 뒤에야 귀국한다고 했어. 지금 해외에서 새로운 회사를 막 설립해서 인수 건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나 봐.” 그러다 그는 말을 덧붙이고 있었다. “해외에서 인수를 논의하는 건 매우 복잡한 절차라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좋아.” 나는 조급해졌다. “그럼 지금 어디에 있는데? 몸을 회복하고 나서 찾으러 갈래.” 목구빈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기를 달래주듯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 우리 상미, 완쾌되면 오빠 만나러 가자. 걱정 마. 나한테 맡겨.” 기분이 들뜬 나는 그의 소매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알겠어. 그럼 그때 나하고 같이 오빠 만나러 가.” 그렇게 그의 소매를 흔들고 있던 나는 뒤늦게 목구빈의 이상한 표정을 눈치챘다. 그제서야 방금의 내 행동이 조금 애매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어색하게 손을 놓으며 말을 건넸다. “미안. 내가... 평소에는 안 이러는데...” 목구빈은 그럴듯한 핑계를 대주었다. “괜찮아. 날 인성으로 여겼나 보지.” “어릴 때 네가 이렇게 인성이한테 애교를 부릴 때면 인성이는 널 당해낼 수가 없어서 네가 건네는 요구는 뭐든 다 들어줬었어. 전에 언제 한 번은 울며불며 달빛 언니가 호수에 빠졌다면서 기필코 인성이더러 달빛 언니를 구해달라고 했었다니까.” “네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길래 인성이도 어쩔 수 없이 호수에 뛰어들어 달을 건녀올리는 척하기까지 했었어. 그때 인성이가 헤엄칠 줄도 몰랐었는데 호수를 하도 많이 먹게 된 바람에 육지에 올라온 뒤에는 여러 번 토를 했었어.” 얼굴이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