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진짜야? 인간은 시간의 법칙 아래 살아가는 생물이잖아. 그렇게 쉽게 시간 여행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누군가 의문을 제기했다.
“인간은 할 수 없지.”
그 사람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옷깃을 정리했다.
“근데 너희, 요즘 민간에서 새로운 종교가 등장한 거 모르냐? 엄청난 기세로 퍼지고 있는데.”
그 순간, 천장의 형광등이 갑자기 깜빡였다.
지이이잉.
희미하게 들리는 전류 소리에 공기가 묘하게 얼어붙었다.
아론이 조심스레 물었다.
“어떤 종교?”
“이신(異神).”
그 사람이 또박또박 발음했다.
그 순간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단순한 공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카운터를 향해 소리쳤다.
“저기요, 여기 전기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자꾸 깜빡거려요?”
그 순간이었다.
탁.
눈앞이 캄캄해졌다.
“정전이야!”
누군가 소리쳤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퍼졌다.
어디선가, 이상한 신음 소리가 났다.
“이게 뭐야? 왜 이렇게 끈적거려?”
순간, 원래 북적이던 고깃집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고기가 익는 소리, 대화 소리, 빗소리, 심지어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조차 동시에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지금 이 공간이, 원래 그들이 있던 곳과 다르다는 것을.
고기와 술 냄새가 가득해야 할 공기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비릿한 악취가 퍼졌다.
등줄기를 타고 차가운 습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마치 누군가 냉동 창고의 문을 열어 둔 듯한 기분이었다.
지이잉.
깜빡거리던 형광등이 결국 터졌다.
이윽고 멀리 복도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전기 다시 돌아온 거야?”
누군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상했다.
여름밤이 분명한데 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가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그때,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라...? 나 왜 안 보여...?”
“뭐?”
“나도 그래. 시야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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