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뭘 하려는 거지? 혹시 화가 난 건가?’
목덜미에 솟아난 닭살이 인어의 눈에 들어왔다. 겁을 먹었다는 것을 들켜서일까, 인어는 더욱 화가 난 것만 같았다.
“내가 무서워요?”
인어가 물었다.
강이서는 이 어색함을 깨기 위해 뭐라도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날 무서워하지 마요.”
인어는 천천히 물에서 나와 점점 강이서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한 팔을 강이서의 어깨에 놓고 강이서의 손을 들어 자기 어깨 위에 놓게 했다. 마치 두 사람이 서로를 그러안는 모습 같았다.
하지만 강이서는 이런 스킨쉽이 어색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목 쪽에서 까칠한 느낌이 느껴졌다.
“윽...”
강이서가 이를 꽉 깨물었다.
아마도 피부가 벗겨진 것만 같았다.
인어의 얼굴이 강이서의 앞으로 다가왔다. 코끝이 닿기 직전에 인어가 멈춰 섰다.
인어는 강이서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기다란 속눈썹이 강이서의 얼굴에 닿을 만큼, 두 사람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붉은 입술 사이로 인어가 얘기했다.
“4일 째예요.”
차가운 기운이 강이서의 주변을 맴돌았다.
인어의 손가락이 강이서의 동맥에 닿았다.
인어는 한숨을 내쉬더니 얘기했다.
“말을 안 듣는 건 여전하네요.”
‘여전하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
육감이 알려주고 있었다. 점점 위험해진다고. 얼른 도망가라고.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강이서는 인어가 며칠 전 눈 떴을 때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모를 것이다.
또 그 차가운 곳에 갇혀버린 채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인어의 꼬리를 잡고 약물을 주사하고 피와 살을 베어가게 해버렸다.
하지만 인어가 가장 화가 났던 점은 강이서가 또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왜 떠났을까.
강이서를 찾기 위해 뭍에 와 탐욕스러운 인간들에게 피와 살을 내어주게 되었는데 강이서는 인어를 떠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의 감정은 마치 차가운 바다에 깊이 빠져버린 기분이었다.
아마 인간들이 익사할 때의 기분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그녀에게도 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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